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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 히브리어 번역/창세기

창세기 20장

by Cleire 2022. 6. 13.

1. 아브라함은 마므레에서 네겝 지역으로 옮겨 가서, 가데스와 술 사이에 정착했다; 아브라함은 *그랄에 잠시 머문 적이 있는데,

2. 그곳에서 아브라함이 자기 아내 사라를 사람들에게 *자기 누이라 소개해, 그랄 왕 아비멜렉이 사람을 보내 *사라를 데려갔다.

3. 그런데 그날 밤 하나님이 아비멜렉에게 *꿈에서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보라! 네가 이 여인을 데려왔으니, *너는 죽은 몸이다. 그녀는 결혼해 남편이 있는 여자다."

*4. 아직 아비멜렉이 그녀에게 가까이 가지 않았으므로, 이렇게 아뢰었다. "주님, 주께서 의로운 한 민족을 멸하시렵니까?

5. 아브라함이 제게 '이 여인은 자기 누이이다' 하지 않았습니까? 또 그녀 자신도 '아브라함은 내 오라버니입니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깨끗한 마음으로 떳떳하게 이 일을 했습니다."

6. 그러자 하나님이 그에게 꿈에서 또 말씀하셨다. “그래, 나는 네가 깨끗한 마음으로 이런 일을 한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나 또한 네가 그녀를 건드리지 못하게 하여 네가 내게 죄짓지 않도록 하였다.

*7. 그러니 이제 그 여인을 남편에게로 돌려보내라. 그의 남편은 *예언자이므로, 그가 *너를 위해 기도하여 너는 살 것이다. 그러나 네가 그 여인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너와 네게 속한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다 죽을 줄 알아라."

*8. 그래서 아비멜렉은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신하들을 다 불러 이 모든 것을 들려주었다; 그들은 이 일을 다 듣고, 매우 두려워했다.

9. 그러고 나서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불러 그를 호통 쳤다. “그대가 우리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소? 그리고 내가 당신에게 어떤 죄를 지었길래 그대가 나와 내 나라가 이 크나큰 죄에 빠질 뻔하게 하였소? 그대는 내게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소.”

10. 아비멜렉이 또 아브라함에게 말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을 저지릅니까?"

*11. 아브라함이 대답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아무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그들이 내 아내를 빼앗으려고 나를 죽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12. 게다가, 내 아내가 나의 누이라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아내는 나와 어머니는 다르지만, 아버지는 같은 이복 누이이기 때문입니다.

*13. 하나님이 나를, 아버지 집에서 떠나 여러 나라로 두루 다니게 하실 때에, 내가 아내에게 부탁한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느 곳으로 가든지, 사람들이 나를 두고서 묻거든, 그대는 나를 오라버니라고 하시오. 이것이 그대가 나에게 베풀 수 있는 은혜요' 하고 말한 바 있습니다."

*14. 아비멜렉 이후 아브라함에게 양 떼와 소 떼와 남종과 여종을 선물로 주고, 아내 사라 아브라함에게 돌려보냈다.

*15. 아비멜렉 아브라함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의 땅이 그대 앞에 있으니, 그대가 원하는 곳이 어디이든지, 가서, 거기에서 자리를 잡으시오."

*16. 그리고 사라에게는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그대의 오라버니에게 *은 천 세겔을 주었소. 이것은, 그대와 함께 있는 여러 사람에게서 *그대가 받은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보려는 나의 성의의 표시요. 그대가 결백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될 것이오."

*17.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기도하니,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그의 아내와 그의 *여종들이 다시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태를 열어 주셨다.

18. 주께서는 이전에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데려간 일로, 아비멜렉 집안의 모든 여자의 *태를 닫으셨었다.

 

 

*1그랄: 원지에서는 '게라리'로 읽으며, '숙박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필리스티아 남부, 사해 서쪽에 위치한 지역이자, 작은 도시이다. 후일 이삭도 흉년을 피해 이곳으로 이주했으며(26:1), 유다 왕 아사가 에티오피아 군대(구스 군대)를 크게 격파했던 곳이기도 하다(대하 14:13).

 

*2. 자기 누이라 소개해: 약 25년 전 이집트에서 겪은 과오를 되풀이하고 있다(12:10~20). 아브라함 나이가 100세로 여러 경험을 하며 연륜을 쌓았지만, 심지어 한 번 겪었지만 어려움이 생기자 똑같은 실수를 한다. 이는 그가 어떠한 이유에서든 약속의 땅 가나안을 떠나면 반드시 시험에 빠지고 말았다는 점과 한 번 지었던 죄에 대해 쉽게 무너짐을 시사한다. 필자의 경험상 사람은 실패에 굉장히 약하다고 느낀다. 매일 만나를 구해야 하며 안주하지 않고 매일 주님을 만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

 

*3. 사라를 데려갔다: 당시 관습에 있어 일국의 통치자는 어떤 처녀라도, 심지어 그 땅의 일시적인 방문자일지라도 마음에 들면 후궁으로 취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을 갖고 있었다. 사라의 외모가 어땠는진 모르겠지만 정략결혼을 통해 자기 영토권 내로 이주한 부유하고 강력한 족장 아브라함과 동맹 관계를 맺기 위함이었다는 시각도 있다(Delitzsch).

 

*4. 꿈에서 나타나셔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나타내시는 계시의 방편으로 꿈을 사용하신 경우이다. 택한 백성을 위해서도 꿈으로 계시하셨지만(28:13~15, 37:5~11, 왕상 3:5, 마 1:18~24), 이런 일을 특히 이방인들에게 자주 일어났는데(31:24, 41:1~13, 삿 7:13,14, 단 4:4~27, 마 2:12), 이는 꿈이 하나님의 현현보다는 차원이 낮은 계시임을 시사한다.

     너는 죽은 몸이다: 비록 왕이라고 해도 남의 아내를 취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결혼 제도의 신성함을 부인하고 기본 인륜을 저버리는 행위이기에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이런 정신은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도 그대로 승계되었는데, 결혼한 여자를 범했을 경우 쌍방 다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4. 17~18절에서 알 수 있듯 아비멜렉 집안의 모든 여자 태를 닫으셨고, 아비멜렉이 사라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만약 아비멜렉이 실제로 사라와 관계했다면 시기적으로 볼 때 사라가 낳은 아들 이삭(21:2,3)은 블레셋 왕 아비멜렉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을 것이다.

     또한 아비멜렉의 말을 통해 아비멜렉과 그의 백성이 어느 정도 아브라함의 하나님을 알고 있었으며 도덕적으로도 주변 성읍과 달리 조금 나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소돔과 고모라 멸망 시 그들이 함께 심판당하지 않았던 점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한편 아비멜렉의 호소는 '구체적인 죄가 없는데도 벌주시렵니까'라는 의미의 하나님의 공의에 근거한 호소임을 알 수 있다.

 

*7. 3,4절에서 말했듯 아비멜렉의 행위는 그의 도덕 양심과 당시 세상의 윤리 기준으로 볼 때에는 악이 아니었으나 하나님의 신성한 섭리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언자의 중재를 통해서만 죄를 용서받을 수 있었다.

     예언자: 원어 נָבִיא(나비)는 하나님의 뜻을 사람에게 전하는 일차적 사명 외에도 하나님과 사람을 중재하는 역할도 맡는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예언자'로 칭하신 까닭은 하나님의 뜻이 아브라함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며 또한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예언자'라는 단어가 여기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너를 위해 기도하여 너는 살 것이다: 이러한 아비멜렉의 죄는 아브라함의 중재 기도를 통해서만 용서받을 수 있었다. 한편 이와 같은 아브라함의 선지자적 기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이미 소돔에 사는 조카 롯을 위한 중재 기도에서 발휘된 적이 있었다(19:29).

 

*8. 아비멜렉은 자신의 잘못을, 그것도 아랫사람을 모두 불러 시인한다. 이로 그들도 연대 책임을 느끼고 깨달아 하나님의 진노를 면하도록 했는데, 이를 통해 하나님을 향한 그의 경외심을 잘 볼 수 있다.

 

*11. 아무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소돔, 고모라 등 여타 도시처럼 이곳 거민들도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을 줄 알고 두려워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2절에서 말했듯 아브라함은 자신의 두려움에 사로 잡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잔꾀를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했어야 했다. 우리는 두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할 만큼 신앙을 다져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이 약속을 유업으로 받아 오늘날 믿음의 조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12~13. '게다가'로 굳이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아브라함이 죄를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변명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당시에 근친결혼은 인구가 미분산 되어 있고, 가문의 혈통 보존을 중요시 여겼던 사회이기에 도덕률과는 무관한 자연스러운 관행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14~16. 아비멜렉의 기대 이상의 친절한 호의를 볼 수 있다. 3절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비록 이러한 일들이 있었지만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행동했다는 시선도 있다. 여하튼 이러한 호의로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의 영토에서 우물을 파고 지낼 정도로 장기적인 체류를 했다(21:25,34).

             은 천 세겔: '세겔'은 바벨론과 가나안 지역을 포함한 서아시아에서 통용되던 무게의 기본단위로 후대에 와서 은화의 이름이 되었다(창 23:16, 24:22, 출 21:32, 30:23, 민 7:13).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히브리인들의 한 세겔은 11.42g(약 3돈)이었다. 즉, 은 천 세겔은 11.4kg에 달하는 상당한 양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대가 받은 부끄러움: 이러한 일들이 공개됨을 통해 사라의 순결에 있어 사라가 느끼거나, 당한 수치를 말하는 것이다.

 

*17.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내를 누이라고 속인 일로 아비멜렉 앞에서 위신이 크게 실추되었던 아브라함이 순식간에 권위를 회복하는 장면이다. 문제가 해결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통해 약한 인간이 이러한 일들을 행할 수 있음이 정말 큰 하나님의 은혜 때문임을 기억해야 한다.

       여종: 여기서는 단순한 하녀와는 구별되는 아비멜렉의 첩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18. 태를 닫으셨었다: 4절에서 언급했듯 사라를 통해 탄생할 약속된 자녀(17:19)의 순결성 유지를 위한 특별 보호 조치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은혜 가운데 주신 언약은 인간의 실수나 잘못에도 불구하고 그 효력이 상실되지 않는 일방적인 언약임을 알 수 있으며,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언약을 반드시 이루시기 위해 강권적으로도 역사하심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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